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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관 기고] 고도성장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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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작성일19-08-29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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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제아무리 뛰어난 화가도 처음 붓을 들면, 앞선 명화들을 모사하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인들도 분명히 엄마 배속에서부터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며, 수많은 독서를 통해 지성이 형성되면서 문장력이 세련되고, 자신의 인생 경험과 정신세계가 더해져 새로운 명작을 낳게 된다.

  '메이지유신' 이전의 일본은 늘 한반도와 대륙의 앞선 문화를 동경하고 숭상하는 섬나라 미개인 야만족들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유신 이후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모방문화, 모방 기술로 근대화에 성공하게 되는데, 특히 기능인들을 매우 우대하는 그들의 장인문화(匠人文化)가 바로 오늘의 기술 강국 일본을 만들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우리나라가 소달구지나 끌고 다니고, 해군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임진왜란 때의 판옥선을 닮은 목선이나 타고 다니던 19세기 당시에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거함인 '야마도'나 '무사시'같은 무시무시한 화력의 전함을 자체 기술로 진수시켰을 뿐만 아니라, 당시 세계 최고 성능의 전투기로 알려진 '제로기'로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하여 미국인들의 자존심에 치명상을 입히기도 했다는 것은, 아무리 그들이 미워도 움직일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임에는 분명하다.

  우리나라 역시 전후(戰後), 세계 최빈국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일본 제품뿐만 아니라 많은 선진국들의 제품을 모방하면서 제조업을 발전시켜온 것이 사실인데, 문제는 오로지 고도성장 이윤 창출에만 급급하여 자체 기술 확보나 기초 소재 개발을 뒷전으로 하였고, 특히 국내 최대 기업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특정 재벌기업 마저도 이번 일본 발 사태가 아니었더라면, 그 기업들의 대일 의존도가 그 정도였는지는 몰랐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극소수 기업총수 일가 내지 고위 경영자들의 거대한 개인 축재나 가히 천문학적 규모의 사내 유보금을 쌓으면서도 왜 기초 기술이나 소재 개발에 좀 더 일찍 적극적인 투자를 하여 진즉에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할 수는 없었을까?

  이름 없는 국내 엔지니어나 힘없는 중소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기술을 개발해 놓으면 어떤 식으로든 강탈하려들고, 외국 기술이라면 터무니없는 특허료를 지불하면서도 들여오기 바쁜 대기업들, 그리고 장인(匠人)은 천시하고, 현업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는 스펙만 우대해온 우리 사회 풍조가 불러온 결과가 바로 지금의 사태가 아닌지 모르겠다.

  일본이 분명히 우리보다 기초과학이 앞서 있으며, 원천기술을 많이 보유한 기술 강국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지금 일본의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형편없이 낙후되어가는 전 근대적 정치 환경에 있다 할 것이다.

  일본은 과거 전승국인 미국에 의해 강제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해 왔지만, 여전히 신격(神格)에 해당하는 천황(天皇)이 건재하여 있고, 복종과 충성을 미덕으로 하는 군주사회에서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했다. 더구나 근자 일본 역대에 가장 저질로 보이는 극우보수 정권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일본을 다시 백 년 전의 신정국가(神政國家)로 회귀시키려는 우(愚)를 범하고 있지 않은가?

  동남아를 파죽지세로 점령해 가던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하여 패망했듯이 지금 일본은 한국을 기습함으로써 다시 패망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비록 일본에 다소 뒤진 부분이 있다하더라도, 절대권력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국민들의 높은 민주의식과, 평소 나태하다가도 발등에 불만 떨어지면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는 한민족의 근성에 불을 붙인 것은 일본의 큰 실수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이 한국의 예상 외 강한 반발에 다소 멈칫거리는 기색도 없지는 않아 보이지만, 우리 안보에 특별한 이해도 없어 보이는 '지소미아' 파기를 비롯해 더욱 강공을 펼치는 것만이 일본을 향한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 정신, 그리고 최후의 전장에서, "단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말라!"고 하신 뜻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디지탈영상복원전문가 고영관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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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